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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냐 따뜻하냐, 커피 한 잔에 담긴 일상의 온도

하누다루 2025. 4. 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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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는 아이스커피였다.

바람 한 점 없는 포근한 햇살 속에서, 얼음이 담긴 투명한 컵을 들고 걷는 출근길은 가벼웠고, 손끝에 닿는 차가움이 오히려 반가운 날씨였다.

그렇게 매일 아침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단지 습관이 아닌, 계절과 기분을 함께 담는 나만의 루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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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은 바람이 달랐다.

창문을 여는 순간 휘몰아치는 바람이 얼굴을 때렸고, 하늘은 잿빛으로 뒤덮여 있었다.

어제와는 분명히 다른 날씨였다. 출근길엔 검은 코트를 다시 꺼내 입고, 두 손을 주머니 깊숙이 넣었다.

그리고 카페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아이스로 드릴까요?"

익숙한 직원의 물음에, 오늘은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주세요."

500원의 차이, 그 작은 금액이 오늘은 더 이상 아깝지 않았다.

따뜻한 종이컵을 두 손으로 감싸 쥐니, 어깨 위로 눌러앉던 묵직한 바람도 잠시 잊혀졌다.

손끝에서 퍼지는 온기가 마음까지 스며드는 듯했다.

 

하나의 커피가, 날씨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이제는 커피를 고르는 순간, 단지 맛이나 취향이 아니라 ‘오늘의 기분’과 ‘내 마음의 온도’를 담아내는 시간이 되었다. 차가운 얼음이 주는 청량함도 좋지만,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컵 속에서 하루를 위로받는 느낌이란 참 따뜻하고 조용하다.

커피를 마시는 일은 결국 자신을 돌보는 작고 소중한 습관인 것 같다.

따뜻한 한 잔이 필요한 날, 그것을 알아채고 선택하는 것. 오늘처럼 바람이 거센 날엔 그 사소한 선택 하나가 하루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이제 슬슬 따뜻한 음료의 계절이다.

사람들의 손에도 다시 종이컵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스커피를 한참 사랑하다가도, 이맘때면 문득 따뜻한 커피가 그리워진다. 그것이야말로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왠지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커피 한잔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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